오늘은 사실 어제도 술을 꽤 마셨고, 돈도 별로 없고 하니 그냥 조용히 넘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10,000원짜리 신세계 상품권이 생기면서 키친타올이 필요하다는 이야길 듣고 이마트로 출동하게 되었다. 키친타올 비싸봐야
만원이 넘겠는가... 남는돈은 뭐하겠노? 술 사묵겄지
사실 딱히 맥주를 사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칵테일 재료인 음료수나 다른것들을 살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눈에 띄는것은
맥주코너의 '웨팅어 헤페'!!! 원래 이전에도 웨팅어 헤페를 마시고 싶어서 이동네 저동네 발품 팔았던 기억도 있었던 추억이 담긴
맥주인데, 동네 이마트에서나 다른 이마트에서나 보기 힘든 녀석인데 굉장히 오랜만에 본다. 할수없이 나도 모르게 지르고 말았다.
웨팅어를 잔에 따라준다. 헤페 바이스 비어 (쉽게 말해 밀맥주) 캔이나 병 뒤에는 맥주 따르는 법이 설명되어 있는데 그 방법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맥주를 조금 따르다가 적당량이 남았을 때, 캔을 흔들어서 아래 가라앉아 있는 침전물을 섞어준뒤 다시
따라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나 역시 밀맥주를 마실 때마다 항상 이 방법을 열심히 실천하고 있다.
안주는 얼마전 동생이 휴가나온다고 할머니와 함께 직접 내가 빚은 만두들을 구웠다. 이게 마지막이라니... 만들 때는 힘들었지만
먹는건 순식간 ㅠㅠㅠ 아무튼 맥주안주로는 제격이다.
맥주이야기 코너의 '웨팅어 헤페바이스' 포스팅을 보면 이마트에서 1650원이라고 쓰여있는데, 지금은 할인이 끝나서 2250원이다.
저가형 맥주임에는 확실하지만 그래도 저가형 치고는 조금 비싼편이다. 그래도 역시 5,0보다는 웨팅어가 더 맛있다는 인식이
머리속에 잡혀있어서 인지 그다지 아깝다는 느낌은 아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 만두라는 강렬한 안주를 함께 했기 때문인가 어제 과음
으로 오늘따라 컨디션이 좋지 않았기 때문일까!? 웨팅어가 너무나 밍밍하게만 느껴졌다. 평소에 느껴지던 달큰한 향도 별로 없고
맥주 자체의 부드러운 느낌만 있을 뿐 특별한 향도 맛도 제대로 느낄 수가 없었다. 같은 술이라도 어느날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서 그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음주 일기'의 코너를 만든 것이기는 하지만 오늘따라 너무나도 그 차이가 크니까 당황스러울 지경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해도 저가형 맥주중에 고급형(?)이 어디 가겠는가... 저 크리미한 거품을 보라 기네스의 거품과 견줄만한
고 퀄리티가 아닌가? 개인적으로는 이런 거품을 더 선호하기에 맥주가 혀나 입술에 닿는 느낌이나 부드러움은 역시 웨팅어가
가격대비 굉장히 뛰어난 편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오늘 컨디션이 그다지 맥주 마실만한 컨디션이 아닌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