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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야기/맥주 이야기

코에도 맥주 (루리, 카라, 시코쿠)

국내 대형마트에서 접하기 쉬운 아사히, 기린 이치방,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삿뽀로 등을 제외하고는 일본 맥주를 접할 기회가 


없었기에, 일본맥주는 가격에 비해 그 값을 제대로 못한다는 인식이 조금 자리잡혀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맥주의 맛 자체가 나쁜것


은 아니지만 대체로 맥주의 특색이 약하고, 독일과 체코의 맥주에 비해 가격도 비싸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일본의 방사능 유출로


인해서 그곳을 물을 사용하는 맥주에도 당연히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인식이 박혀 일본맥주에는 자연스레 손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방사능을 무릅쓰고(?)도 주류박람회에서 시음을 해보게 된 '코에도'는 내가 맥주에 관한 지식이 짧았구나... 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코에도를 계기로 그간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맥주들을 접해보고 싶어졌고, 이태원의 한스 스토어에 갔다.


코에도는 각각의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른 이름이 붙어있는데 총 5종류 (시로, 루리, 카라, 베니아카, 시코쿠)중 3종류를 구입했다.

 


- 이름 : 코에도 루리 (COEDO Ruri)

- 원산지 : 일본

- 도수 : 5%

- 종류 : 라거


그 중에 첫 번째로 마신 코에도 루리, 필스너 맥주라는 설명에 맞게 밝은 황금색의 빛깔을 띈다. 마셔본 소감은 체코의 대표적인 맥주


'필스너 우르켈'과 너무나도 비슷하다는 느낌이었다. 그 특유의 씁쓸한 맛과 청량감, 그리고 씁쓸함 속에서 느껴지는 단맛이 조화


되는 것이 마치 내가 필스너 우르켈을 먹고있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필스너 우르켈이 굉장히 좋은 맥주라는것은 맥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알고있는 것이기에, 이만큼의 찬사도 없으리라 생각되지만, 문제는 가격! 4900원에 구입했다는 것을 생각


했을 때, 나라면 필스너 우르켈을 마시겠다. ㅋ 구입하기에 접근성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니 말이다. 그래도 이런 수준의 맥주가 일본


에 존재한다는 것 만으로도 굉장히 놀라웠다.



- 이름 : 코에도 카라 (COEDO Cyara)

- 원산지 : 일본

- 도수 : 5.5%

- 종류 : 라거


주류박람회에서 마시고 놀랐던 것이 바로 이 '코에도 카라' 였다. 라거가 대개 청량감을 강조하며 가볍기 마시기에 좋은 맥주들인데


반해서 이것은 라거임에도 불구하고 그 향이 진하고 개성이 강했다. 오히려 라거라기보다 에일이라고 느껴질 정도였으니 말이다.


혹시 코에도를 구입할 기회가 있다면, 이 카라를 선택하는것을 추천한다. 확실히 그 특유의 향이 라거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확연하게 느껴진다. 



- 이름 : 코에도 시코쿠 (COEDO Shikkoku)

- 원산지 : 일본

- 도수 : 5%

- 종류 : 다크라거


색만 보아도 알수 있듯이 '다크라거'를 지향하는 맥주이다. 맥주의 색은 '맥아'의 색에 의해서 달라지게 되는데, 이것은 '블랙 몰트'


(검은색의 맥아)를 사용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다크비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특유의 '탄 맛 속에서 느껴지는 단 맛' 


이 싫기 때문이다. 웨팅어 슈바르츠나 L맥주 다크, 독일식 다크비어를 의미하는 둔켈 등의 맥주들을 즐기지 않는 이유도 그것인데


코에도 역시 특유의 탄맛을 줄이고 부드럽도록 장기숙성을 거쳐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나에게는 그다지 취향이 맞지 않는 느낌


이었다. 물론 같이 마신 친구는 원래 기네스, 에딩거 둔켈, 바이엔슈테판 둔켈, 웨팅어 슈바르츠 등 다크비어를 좋아하는 녀석이라


맛있다고 내 것까지 뺏어 마셨다. (물론 내가 준거지만) 취향이 아니라 제대로 음미를 못해서 설명이 부족하니 공식적인 설명을


덧붙이자면, 향기로운 커피와 초콜릿향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혹시 다크라거가 입맛에 맞는 분이라면 드셔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