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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음주 일기

3월 16일 토요일 - 후회를 부르는 광장시장

친구 하나가 종로5가의 광장시장에 맛있는게 그리 많다며 가자고 했다. 그리고 들어선 광장시장은 지옥 그 자체였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냥 길을 걷는데도 줄을서서 걸어야했다. 마치 지하철에 사람이 가득차 있는 것 같은 분위기였다.



가서 처음으로 겨우겨우 인파를 뚫고 먹은것은 유명한 '마약김밥'과 순대 모둠이었다. 마약김밥... 먹을만 하긴 했으나, 생각보다


대단한 맛도 아니었고, 가격도 너무나 비쌌다. 그래서 친구들과 이야기 했다. "그냥 다음부턴 김밥천국 가자..."


순대 크기도 크고 신기하긴한데, 퍽퍽했다. 막걸리가 빠질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막걸리를 달라고 했으나 낮에는 판매하지 않았다.



친구가 배고프다고 해서 자리를 옮겨 전집을 왔다. 그런데, 전을 시키려고 했는데, 주인아주머니는 뜬금없이 전이랑... 육회도?


이러면서 은근히 육회를 강매아닌 강매를 했다. 어차피 온김에 육회도 먹으면 좋긴해서 달라고 하긴 했지만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그리고 술은 뭘로 할거냐고 하기에 막걸리를 시켰다. 또 웃겼던것은 우리가 들어올 때만해도 줄하나 없었는데 밖에 줄이 길게 늘어


서있었다. 전을 바로 만들어주는게 아니라 잔뜩 쌓아놨다가 조금씩 꺼내주는듯 했는데 제대로 덥혀지지 않아 차가웠으며, 그 맛도


역대 먹어본 전 중에서 거의 최악에 가까웠다. (마치 군대에서 먹었던 그것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거기다가 옆자리에 다른 사람들은


다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주인아주머니까 밖에 사람이 많아서 그런가 얼른 나가라고 얘기까지 했다. 


가격이 비싸고 친절하지 않으면 맛이라도 있어야하는데, 육회는 먹을만 했지만 그 맛도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여기 이렇게


줄을 서가면서까지 먹을만한 것인가 하는 후회감이 몰려왔다. 다시는 광장시장은 오지 않기로 결의를 다지고 못내 아쉬워 우리집


으로 친구들과 왔다.



이마트에서 장을봐서 '슈나이더 마인 호펜바이세'를 사왔다. 이전에 맥주이야기에서 소개한적 있는 맥주로 도수가 8%가 넘는


맥주이다. 맛있긴 했지만, 이전에 먹었던것같은 강렬함은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진을 이용해서 진토닉도 한잔씩 했다. 친구 한명은 맛있다며 마셨는데, 나머지 한명은 자기가 코가 막혔다며 아무맛도


안 난다고 했다. 나는 좀 강하게 먹는편이 좋아서 진을 많이 넣었는데, 친구들이 독하다고 해서 내가 좀더 마시고 토닉워터를 


더 부어 주었다.



그리고 나서 이마트에서 사온 맥주들, 5,0바이젠과 필스너 우르켈... 역시 믿고마시는 고퀄 맥주들이다! 캬 하지만 안주가 없어서


안주없이 마시다보니 뭔가 아쉬워서 집에 있던 부추전을 덥혔다. 집에서 만든 부추전이 광장시장에서 먹었던 전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광장시장에서 쓴 돈이 아깝게만 느껴졌지만... 경험이라 생각해야지! 먹다가 뭔가 또 아쉬워 친구둘이 막걸리를 사러


나갔다. 그동안 난 부추전을 지글지글~



막걸리와 함께 나머지 부추전을 흡입했다. 이럴줄 알았으면 진짜로 처음부터 집으로 올걸 ㅠㅠㅠ


광장시장은 후회만 남겼다. 1박 2일에 나오고 나서 사랆은 많아지고, 가격은 오르고, 서비스는 나빠졌으니 광장시장을


가야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생각이 들었다.




간만에 집에 올라와서 이것저것 먹다보니 이틀간 폭풍포스팅을 하게 되었는데, 다음주에도 아마 집에 올라올것 같다.


즐거운 음주일기!